어지러이 방황하던 욕망들
낙엽으로 떨구고
솔가지에 머무르는 산사의 겨울 바람을 보라
배꼽아래로 따뜻하여 온다
이 바람 따라 생명도 가고
아이들은 자라
정열이란 이름으로 불타오르거나
불씨 정도로 은근도 하며
순수는 나이테로, 거짓은 옹이로 남겨지리
어떠한 삶이어야 할까
끝끝내는 알지도 못한체 떠나고야마는 인생
긴 세월 산사를 지킨 노송처럼
이 몸에도 옹이진 나이테로 남아 있을까
그렇구나
이 생명이 쓰러져야 보이겠다
밑등으로 꺽이거나 베이거나
결국은 죽어야 보이겠다
선과 악을 알아버린 인간에게
미래가 아니 보이도록 한 부처님의 지혜
떠나는 바람 벗으로 숙연히 깨닫는 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