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전 쯤..
기도 중에 어떤 노보살님께서 천불전에 오셨습니다.
신중단에 비닐봉지 두 개를 올리고 절을 하시고는
아무 말 없이 나가셨습니다.
저는 기도가 끝나고
호기심에 확인해 보았습니다.
맛있는 거면....흐흐흐^^*
살짝 헤쳐놓은 비닐봉지를 위를 보니
한쪽은 여러 종류의 108염주가
다른 한 봉지에는 율무로 만든 3000주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당장 바느질이 가능한 보살님께 염주 주머니를 부탁해서
그 주머니에 고이 염주들을 넣어 불단에 올려놓았습니다.
불보살님의 가피력으로 염주에 생명력을 깃들게 하고 싶었습니다.
수많은 불자들이 기도할 때 사용할 귀중한 불구이기 때문에..
며칠이 지나서 새벽에 천불전 문을 열어보고는 놀랐습니다.
밤사이 쥐란 녀석이
천으로 된 염주 주머니를 뚫고 그 단단한 삼천주 염주끈도 끊어서
몇 개의 율무알이 불단에 뒹굴고 있었습니다.
녀석들이 배가 고팠나 봅니다....^^
다시 큰 복주머니와 염주를 새로 꿸 줄을 부탁하였습니다.
어제 저는 한알 한알 ...
3000개의 율무를 새로운 줄에 꿰면서 느꼈습니다.
이 염주를 처음 줄에 꿴 그 노보살님의 정성과 서원을...
저는 아직 수행의 과정의 길에 있기에 여러모로 많이 모자랍니다.
늘 순간순간 느끼는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 율무 3000주...
제가 직접 꿰어보고 나서야
노보살님의 정성을 느끼는 이 우둔함과 어리석음..
그렇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말보다는 행동하는 수행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결심합니다.
부처님의 진리가 저의 언행으로 자연스레 묻어나오는 수행자가 되기를...
천불전 염주의 도반이 되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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