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南 頭輪山 大興寺 東國禪院 寂照堂 新築 上樑文
三千里 어디에나 到處에 靑山이 있고
南北의 고을마다 名勝의 道場이 있지만
海南의 頭輪山은 須彌山 끝자락의 바닷가에 빼어났고
宗院인 大興寺는 龍象들이 蹲踞하는 選佛場이로다.
저 멀리 바다 너머 노을 속에 잠기어 있는 三神山은 不老草를 기르고
周圍에 千겹으로 둘러싸인 山은 안개구름이 잠그고 있어 世上 먼지가 미치지 않는데
하늘은 넘나들기 어려운 고개를 만들었어도
洞天은 찾아와서 돌아나갈 물길을 뚫어놓았네.
四時節 골짜기에 가득히 피는 꽃은 다투어 웃는데
땅에 떨어진 東柏은 산길에다 붉은 緋緞을 펼치고,
하늘가에 솟아난 푸른 松竹은 눈서리 가운데 氣象인데
밤낮으로 樓閣에 걸린 鍾과 북은 차가운 구름밖에 번갈아 운다.
둘러보니
四時節 푸른 숲은 祇園의 園林을 彷彿케 하고
連峰들에 에워싸인 石室은 維摩의 丈室에 못지않으니,
가지 끝에 부는 맑은 바람은 毘尼의 韻律이요
시냇물 소리는 언제나 經典을 讀誦하고
골짜기 가득한 달빛은 禪定의 三昧이니
於是乎! 分明 여기는 別有天地로 非人間의 壺中仙界로다
臨津年에 妖邪스런 倭寇들이 侵擄하여
邊方의 烽火臺에 煙氣가 오르고
蒙塵의 御駕에 먼지가 자욱하니
西山大師께서는 丹心으로 法杖을 依支하여
獅子吼로 野狐들을 肝膽을 흩어버리고
神靈스런 金剛劍을 휘둘러 妖氣를 쓸어내어
行宮을 되돌려 京城으로 모시니
袞龍袍에 절어있던 얼룩이 지워지고
蒼生들은 다시 제각기의 살길을 찾게 되었다.
朝廷에서는 이곳의 頭輪山에 表忠하여
西山의 靈室이 이곳 南쪽을 누르게 되니
北쪽의 宮城은 맑아지고 먼지가 사라져서
朝野에는 太平歲月의 文物이 復興되었다.
그리하여
方外의 梵宮에도 幢竿을 높이 걸고
禪林과 敎海에는 祖道가 重興되어
이 道場에는 近古에 드물게도
十三大宗師와 十三大講伯이 駐錫하며
綺羅星 같은 僧寶를 輩出하였고
繼繼承承 西山의 門孫들이 繁盛하니
大光明殿 옆에다 寶蓮閣을 지어 享祀하면서
門孫들의 影幀들을 모시었다.
그런데 近年에는 寶蓮閣의 內部를 一部 고쳐
衲子들이 精進하는 禪房으로 쓰게 되었으니
先師들의 影幀과 살아있는 僧寶의 後昆들이
함께 同住하게 되었다.
지난해 住持로 赴任한 昡月堂 梵覺和尙은 西山大師의 靈位를 모신 表忠祠를 重創하고는 山中의 大德들과 相議하여 그 왼쪽 아래의 빈자리에 터를 고르고 寶蓮閣을 移建하여 西山 門孫들의 影幀도 移運하여 奉安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예전에는 寶蓮閣이 表忠祠보다 높이 있어 마음 한켠이 늘 面灸스러웠는데 이제 그 膝下에서 西山祖師의 影幀을 우러르게 되었으니 門孫의 靈位들도 安心處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寶蓮閣이 있던 그 자리에 宗通所歸處의 重興을 爲해 살아있는 後學들이 勇猛精進 할 수 있는 前面 5間 側面 3間 30.63坪 規模의 禪院을 짓기로 하고 國庫에서 칠억오천만원(修心堂 포함)을 確保하였다.
예전의 寶蓮閣 자리의 뒤쪽으로 터를 擴張하여 戊子年 陰8月 초하루에 定礎하고 8月 23日에 立柱하고 9月 15日에 上樑하게 되었다. 또한 大光明殿 法堂 正面의 작은 四柱門을 헐고 스님들의 房舍인 修心堂을 正面 7칸 側面 1칸 25.7坪 初翼工 홑처마 맞배지붕의 建物을 新築하여 陰 9月 15日에 上樑을 한다.
이 禪院이 이룩되면 十方에서 저마다 하늘을 찌르는 氣象이 있는 淸風衲子들이 모여들어 佛祖의 行履處를 쫓지 않고도 話頭一如의 禪定三昧 속에서 各自의 出身活路를 찾아 人天의 福田을 이룰 것이니 이 얼마나 稀有한 佛事인가?
때는 마침 重陽의 時節
道場에 맴돌아 흐르는 菊香은 바람 따라 넘실대고
山川에 흩날리는 落葉들도 춤추면서 이를 기뻐하며
구름도 그림자를 멈추어 처마 끝을 덮어서 도우려 하니
어찌 해와 달이 번갈아 燈盞이 됨을 마다하겠는가?
十方世界의 諸佛會上에서도 이를 隨喜讚嘆하리니,
이에 六方으로 佛號를 念하면서 들보를 높이 들어 올리며 이를 기린다.
南無 東方滿月世界藥師如來佛
들보를 東쪽으로 들어 올리니
樂山에 밝아오는 아침햇살은
無爲心 가운데 慈悲心내어
世上의 萬物을 甦生시키네.
南無 南方歡喜世界寶勝藏佛
들보를 南쪽으로 들어올리며
多劫生에 지은 罪業 懺悔하면서
내 마음 사라지니 罪業도 없어
온 누리에 歡喜心이 넘쳐흐르네.
南無 西方極樂世界阿彌陀佛
들보를 西쪽으로 들어올리며
마음속에 懇切히 잊지 않고서
생각 다해 無念處에 이르게 되면
이 내 몸이 金色光明 비추게 되리.
南無 北方無憂世界不動尊佛
들보를 北쪽으로 들어올리며
뭇별들이 北極星을 向해 돌듯이
八萬四千 煩惱들도 되돌아보면
生死去來 不動하는 그 자리일세.
南無 華藏世界海毘盧遮那佛.
들보를 아래로 들어 던지며
어디에나 꽃과 잎이 흩어진 世上
淸淨法身 정수리를 밟고 다니니
걸음마다 발밑에 蓮꽃이 피네.
南無 上方衆香世界香積如來佛
들보를 위쪽으로 들어올리며
香風으로 실려 오는 天供마저도
因果를 되돌리며 마음 안두니
一切 모든 衆生들이 神通을 얻네.
엎드려 바라노니,
上樑한 뒤에 山門은 肅靜하고 災殃은 消滅하여
이 道場에 雲集하는 淸風衲子들은 모두가 正眼을 밝히어 宗統을 綿綿히 이어가고 九曲에는 信心 깊은 檀越들의 오고가는 발걸음이 그침 없어서
無染池에 寶蓮의 그림자 언제나 지워지지 않고
長春洞에 優曇鉢花 四時節 피어나서
萬歲토록 佛法이 大興하여지이다
佛紀 2552年 戊子年 陰 9月 15日 上樑
曹溪山 沙門 玄鋒 謹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