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암(淸神庵)
청신암은 대흥사 산내 암자 가운데 큰절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암자로 대웅전과 청신암이 갈라지는 반야교의 오른편 계곡 옆에 자리잡고 있다. 청신암은 법당과 요사를 함께 겸하고 있는 건물 형태로 되어 있다. 지금의 법당은 1997년 새로 중수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두륜봉에서 뻗어내린 산줄기가 한 눈에 보이는데, 이 산줄기를 남근(男根)으로 비유하여 이곳이 비구니들의 수도처인 까닭을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이곳에는 아미타불상과 관음 대세지보살의 삼존상이 있고, 아미타 탱화 칠성탱화 신중탱화 독성탱화 산신탱화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신중탱화로서 본래 1868년(고종5)에 도선암(道仙庵)에서 조성한 것이다.
화면 중앙에 새의 날개 깃이 꽂힌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위태천(韋太天)이 서 있으며, 그 옆에는 칼을 든 무장들이 서 있다. 위쪽에는 범천(梵天)과 제석천(帝釋天)이 합장을 하고 있으며, 그 옆에 천부중(天部衆)이 시립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간략한 구성을 보이는 불화로서 기연(錡衍) 등의 금어가 그렸다.
또한 후불탱화인 아미타탱화는 화기에 의하면, 1870년 천여(天如) 등의 금어가 그려서 무량전(無量殿)에 봉안하였다. 그림의 구성은 연화대좌에 앉은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정병을 든 관음보살과 석장을 짚은 지장보살이 대칭으로 시립하고 있으며 그 사이에 가섭과 아난이 합장하고 서 있다. 전체적으로 구성은 단순하지만 인물 주위의 바탕을 붉게 채색하고 금니(金泥)로 화염과 구름을 복잡하게 그려 놓고 있다. 그 밖에 칠성탱화는 1966년, 산신탱화는 1935년에 봉안되었다.
한편 이곳에는 전에 진불암에 봉안되었던 범종이 있다. 어느 때에 이곳으로 옮겨온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명문(銘文)에 '강희사십팔년기축사월일진불암대종(康熙 四十八年己丑四月日眞佛庵大鐘)'이라 씌어 있어 1709년(숙종35)에 주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범종 조성에 참여한 화주 수성(守晟)을 비롯 주공(鑄工), 각공(刻工) 등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크기는 높 70cm, 입지름 50cm로 정상부에는 용뉴와 용통을 두었으며, 상부에는 뾰쪽한 앙련(仰蓮)과 그 아래에는 평범한 연화문을 나타냈다.
그 아래에 유두와 4좌의 유곽, 그리고 보살상을 교차하여 배치하였다. 유곽 위에 마련한 원 안에는 범자(梵字)가 쓰여 있다.
[자료 : 대둔사의 역사와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