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불교도들이 불교교류의 상징인 신계사에서 만해스님을 추모하는 다례재를 봉행하고 남북화해와 통일을 위해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스님)는 오늘(6월29일) 오후2시 금강산 신계사에서 조선불교도연맹(위원장 강수린)과 공동으로 만해스님 열반 70주기 남북합동다례재를 봉행했다.<사진>

이날 다례재에는 민추본 본부장 지홍스님을 비롯해 사회부장 정문스님, 대흥사 주지 범각스님, 민추본 이사 혜자・법인・심산스님, 집행위원 제정 지일 덕운스님,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장 등 남측 대표단과 리규룡 조불련 부위원장, 차금철 조불련 서기장, 신계사 주지 진각스님, 리현숙 조선불교도연맹 전국신도회 부회장 등 북측 대표단 등 사부대중 50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 다례재는 올해 만해스님 열반 70주기를 맞아 민추본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해 온 성과다. 민추본은 지난 3월 중국 심양에서 조불련과 실무협의를 갖고 다례재를 제안한 이후, 지속적으로 조불련과 논의를 갖고 다례재 봉행을 추진해왔다. 조불련 역시 “(만해스님은) 반일투사이자 민족대표 33인의 한 분으로 북측에서도 대단히 존경하는 민족의 지도자”라며 합동다례재 봉행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이 중단된 5ㆍ24조치 이후 그동안 남북 민간교류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올해 한ㆍ미 연합군사훈련 개최와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발표로 북측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는 등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이어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민추본과 조불련이 함께 공동행사를 개최한 것은 향후 남북 불교교류를 비롯해 민간교류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남북합동다례재는 만해스님 열반 70주기를 기념해 남북 불교도가 만해스님을 추모하고 불교교류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뿐만 아니라 만해스님을 매개로 남북불교 및 민족동질성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매년 10월 금강산 신계사 복원 기념 남북합동법회, 부처님오신날 남북불교도 동시법회 등 그동안 꾸준한 남북 불교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아 온 것에 이어 만해스님 다례재를 통해 교류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14년 최초로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종교계와 시민단체의 실무협의를 위한 방북 여러 차례 있었지만 남북이 함께 공동행사를 개최한 것은 만해스님 합동다례재가 처음이다.

다례재에서 민추본 본부장 지홍스님은 “남북합동다례재를 봉행하는 이 곳 금강산은 예로부터 유서 깊은 사찰들이 자리한 불교의 성지이며 민족화해와 통일의 상징”이라며 “다례재를 계기로 만해스님이 활발히 왕래한 금강산과 설악산을 오가는 길이 다시 이어져 통일의 길, 평화의 길이 복원될 수 있도록 우리 남북불교도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자”고 당부했다.

리규룡 조불련 부위원장은 “북남관계가 어려운 때에 남북불교 교류와 연대의 상징인 금강산 신계사에서 남북불교도들이 함께 모인 것이 의미가 있다”며 “만해스님이 염원한 것은 우리 민족의 완전한 자주와 독립이었다. 북남 불교도들이 만해스님의 민족자주정신을 계승해 민족통일에 앞장서 나가자”고 밝혔다.

전준호 대불청 회장과 리현숙 부회장은 함께 발원문을 낭독하며 “만해스님은 불교를 통한 민족의 각성이 조국의 독립에 밑거름이 되리라는 큰 가르침을 만해스님은 우리 민족에게 주셨다”며 “남북 불교도들은 만해스님의 뜻과 정신을 오늘에 되새겨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한 조국의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합동다례재에 참가한 사부대중 역시 한마음으로 발원문을 낭독하며 만해스님 정신 계승과 남북 불교교류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 나갈 것을 발원했다. 다례재에서 이어 참가자들은 다과의 시간을 갖고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다음은 남북 불교도 공동발원문 전문.

 

공동발원문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오늘 남과 북(남과 북)의 사부대중들은 이곳 금강산 신계사에서 <<만해스님 열반 70주기 남북(북남)합동다례재>>를 봉행하고 우리의 통일의지를 모아 부처님전에 삼가 발원을 올립니다.

자비하신 부처님!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자기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며 그 누구도 자기를 대신할 수 없다고 하시였습니다.
일제식민지 통치의 암담한 시기 만해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등으로, 법등으로 삼고 중생구제의 실천행에 정진한 애국선승이였습니다.
스님이 한생 간직하고 실천한 조국애와 민족자주정신은 오늘 우리 모두를 민족분열의 비극을 하루빨리 가시고 민족의 자주권을 확립하기 위한 조국통일성업에로 부르고 있습니다.

거룩하신 부처님!
통일의 주인은 우리 민족이며 민족자주는 조국통일의 생명선입니다. 남과 북(북과 남)이 합의하고 내외에 엄숙히 선포한 역사적인 남북(북남)공동선언은 조국통일운동을 민족자주의 궤도위에 확고히 올려 세웠습니다.
우리 민족끼리를 이념으로 하는 남북(북남)공동선언의 실천은 곧 민족자주이고 자타불이이며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길입니다.
분단의 비극을 하루빨리 가시고 남과 북(북과 남)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되기 위해 남북(북남)공동선언을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자등으로, 법등으로 삼고 그 실천행에 용맹정진하겠습니다.
통일로 가는 길 아무리 어렵고 난관이 겹쌓인다해도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이 땅위에 기어이 통일된 조국, 발고여락의 이념이 현실로 꽃펴나는 현세의 지상정토를 일떠세우겠습니다.

부처님!
우리는 과거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입은 참혹한 피해와 아픔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일본은 침략전쟁역사를 왜곡하고 전범자를 미화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집단적자위권을 추진하며 평화헌법마저 개정하려합니다. 우리 남북(북남)불교도들은 과거의 교훈을 망각한채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의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피해에 대한 진실한 사죄와 배상에 나설때까지 용맹정진하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우리가 서원하고 행하는 이 길에 무량한 자비광명을 주십시오.
우리 민족끼리 이념과 불심화합으로 우리 겨레, 우리 남과 북(북과 남)의 불교도들이 굳게 손잡고 나아가는 걸음걸음, 행하는 불사 하나하나가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선업이 되도록 무량한 가호와 가피를 내려주십시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만해스님 열반 70주기 남북(북남)합동다례재>>
참가 사부대중 일동

불기 2558(2014)는 6월 29일
금강산 신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