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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대종
  • 2023-05-03 오후 4:08:50
  • 875
  • 메일

<봄비>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숲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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