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태풍이 휩쓸고 간 것처럼..
월요일 대흥사는 무서울 정도로 적막했다.
그 적막함이 갑자기 낯설어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몇 시간동안이나 계속 법당 엄마 옆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사실 엄마의 맑은 기운이 너무 좋아서 떨어지기 싫었다.
하루종일 대웅보전 천장과 벽을 한 업이 보고 또 본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대웅보전의 큰 나무 기둥들을 안아본다.
항상 대웅보전에 오면 부처님을 바라보느라
대웅보전의 다른 터줏대감들을 제대로 눈여겨 보지 못했다.
목탁... 사람들의 염원 하나하나가 모인 연등과 촛불들..
작은 그림 하나까지...
그동안 항상 그 자리에 있었는데 알아보지 못해서..
너무 늦게 봐서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향 냄새를 맡으면서 대웅보전에서
새로사귄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며 카메라에
친구들의 모습을 담는다.
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