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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 이학과 불교의 융합 및 신유학

  • 강양원
  • 2016-03-23 오후 12: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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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의 국치의 이념으로 조정의 비호에 융성하였던 유학은 말기에 이르러서는 인자(仁者)가 되려는 공자의 정신도, 그리고 대인(大人)이 되려는 맹자의 정신도 사라지고 오로지 글자를 주석하고 해명하는 작업에만 치우치니 이를 훈고학(訓詁學)이라 한다.

삶의 문제들에 대하여 답을 주지 못하고 있을 때, 인도에서 들어온 불교가 이 역할을 대신 담당하게 된다. 불교는 삶이 무엇인지, 그리고 올바른 삶을 위해 어떤 수양을 하는지를 제시하여 주고 있었다. 유학자들은 공자의 정신을 잇고 불교와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유학을 만들려는 일련의 움직임이 싹트니 이를 ‘신유학(新儒學)’이라 부른다.

송 대는 유가를 중심으로 하여 불. 도의 사상을 융합하는 시기였다. 그 융합의 결과가 바로 ‘이학(理學)’이다. 이학은 형식적으로는 유가를 기치로 내세웠지만, 그 사상은 철저하게 삼교가 융합한 것이다.

‘이학’은 바로 이치(理)에 대한 ‘학(學)’이라할 수 있는데, ‘이학’에서 다루는 가장 핵심적인 명제는 ‘이치는 하나이지만 나뉘어 달라짐(理一分殊)’이다.

중국에서 ‘이치’를 사상적 위치에 올려놓은 사람은 남북조 시기의 승려 도생(道生. 372-434)이라할 수 있다. 도생스님의 사상적 핵심은 바로 ‘이치’에 있다.

스님은 제불여래가 바로 ‘이치(理)’로부터 연(緣)하여 출현한 것이고, 부처는 바로 ‘이치를 깨달은 당체(悟理之體)’라고 규정하고 있다.

도생은 “이치는 항상하다. 마치 구름과 비는 하나이지만, 초목은 여러 가지로 다름과 같고, 초목이 여러 가지로 다르다고 하여 어찌 비와 구름이 그러하겠는가.”라고 명확하게 설하고 있는데, 이로부터 ‘이일분수(理一分殊)’ 의 사상적 연원이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불교의 이치에 대한 사상은 그대로 ‘이학’의 핵심적인 ‘이일분수’의 명제에 흡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학’에서 불교의 사상을 흡수한 또 다른 측면은 바로 ‘인성(人性)’ 곧 ‘심성론(心性論)’이다. 이학에서는 기본적으로 맹자의 인성론과 심성론(性善論)을 표방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불교의 ‘불성론(佛性論)’을 원용하고 있다.

불교의 불성론은 이른바 ‘모든 중생에게는 불성이 있음’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여래장 자성청정심(如來藏自性淸淨心)’으로 귀결시키고 있다. 이학(理學)가들의 심성. 인성론을 중국불교의 다양한 불성론의 전개와 대비해 고찰한다면 용어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사상적 내용은 거의 일치 한다고 할 수 있다.

송대(宋代) ‘이학(理學)’의 출발은 주돈이(濂溪. 周敦頤.1017-1073)로부터 일어났고, 그가 지은 ‘애련설(愛蓮說)’은 연꽃을 “더러움에서 나오지만 오염되지 않았다.”고 찬탄 했으며, 황정견은 “주돈이가 비록 벼슬살이 30년이나 평생 뜻은 산중에 있었다.”고 하였다. ‘거사분등록’에는 염계는 회당조심(晦堂祖心)선사와 동림상총(東林常總)에게 법을 물었다고 하였다. 회당선사는 그에게 “공자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라고 했는데, 도대체 무엇이 도이기에 저녁에 죽어도 괜찮단 말인가.

안자(顔子)는 그 즐거움을 바꾸지 않았다는데, 즐기는 바가 무엇이었던가. 다만 이 구경(究竟)에서 오래 오래 자연히 계합하는 곳을 찾아라.”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장재(張載.1020-1077)는 ‘이학’에 불교를 결합시킨 대표적인 이물이다.

장재의 학설은 “태허무형(太虛無形) 기지본체(氣之本體)”의 이른바 ‘기론(氣論)’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기가 모이면 밝게 볼 수 있게 되면서 형(形)이 있게 되고, 기가 모이지 못하면 밝게 볼 수 없게 되면서 형이 없어진다.”라고 하여 천지만물을 ‘기’의 조화로 보았고, 이른바 태허를 기의 본체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태허와 음양의 기가 두 가지 상태로 있기 때문에 “태허와 기가 합하여 성(性)의 이름이 있다.”고 하며, 성의 그 총체는 둘을 합한다. 고 하였다.

성은 인성과 물성을 포괄하며, 인간과 천지 만물의 공통적인 근원이다. 이러한 성의 특징은 “태어나 얻음이 없고(生而無所得), 죽어 잃음이 없다(死而無所喪)”고 하여 생멸에 상관없어 보편적이고 항구적인 존재다.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다.

장재는 이러한 성을 천지지성(天地之性)이라고 하는데, 이는 실제적으로 불교의 ‘진여불성(眞如不生)’을 그대로 원용한 것이다.

 

주희(朱熹.1130-1200)는 이러한 이학을 집대성 하였는데, 그가 제창한 “천리를 보존하고, 인간의 욕심을 멸하라(存天理 滅人欲)”는 그대로 ‘번뇌를 떠나 진여본성을 현현’시키는 선학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학은 이후 육왕(陸九淵과 王陽明)의 심학(心學)으로 나뉘는데, 심학에 이르면 보다 더 불교에 가까워진다. 이학가들의 비판처럼 불교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생사의 윤회에서 벗어나 ‘성불’하는 이른바 ‘출세(出世)’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학’은 철저하게 ‘입세(入世)’에 그 뜻을 두어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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