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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 일화

  • 임선규
  • 2009-12-28 오후 11:07:29
  • 13,027
  • 메일

1. 서산대사의 뉘우침


서산대사가 지리산에서 갓 출가하여 깊은 산 속의 토굴에서 홀로 수도할 때 일이다. 깊은 산 속의 토굴에서 참선을 하려면 몇 달 동안 먹을 양식을 마련해 가지고 가야 했다. 그 때는 쌀이 귀할 때였으므로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탁발(托鉢)하여 스스로 양식을 마련해야 했다. 서산대사는 기골이 수려한 선풍도골(仙風道骨)이었으나 몸은 약했다.


운수좋은 날 탁발을 많이 하여 쌀을 가득 담은 짐을 지고 절로 돌아오는 길에 소를 끌고 가는 노인을 만났다. “스님, 그 짐을 이 소의 소바리에 실으세요. 마침 장에 가서 짐을 내다 팔고 빈 소바리로 오는 길입니다. 우리 집안은 조상 대대로 부처님을 믿는 불자 집안입니다.”


서산대사는 힘이 들던 참이라 노인의 말대로 소바리에 짐을 얹고 소를 따라 20리 길을 갔다. 태양빛이 뜨거운 여름날, 소는 신작로 길을 무거운 짐을 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갔다. 그런데 소가 갑자기 입에서 거품을 흘리며 쓰러졌다. 서산대사는 그제야 자기가 큰 잘못을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와 자비를 얻기 위해 토굴에 들어가 공부하려는 내가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저렇게 힘들게 하여 쓰러지게 했으니 잘못된 일이다. 부처님께서는 인간 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있는 미물까지 자비를 베풀라고 하시지 않았는가. 내 몸뚱이를 편하게 하려고 소의 고통을 생각하지 못했으니 출가 사문의 행위가 아니다.”


서산대사는 쓰러진 소에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그 쌀을 지고 도로 20리 길을 되돌아가서 다시 지고 왔다.


2. 서산대사의 천일기도


서산대사가 묘향산에서 천일기도를 하였다. 어릴 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기 때문에 항상 부모님을 그리워했고, 출가하여 스님이 되어서도 부모님의 극락왕생을 위하여 자주 기도를 드렸다. 천일기도의 마지막 날이었다. 정성껏 밥을 지어 부처님께 올리고 절을 하였다. 이때 난데없이 포수 일곱 명이 법당에 들이 닥쳤다. “우리는 산 속에서 길을 잃어 며칠을 헤매이다 굶었으니 밥을 내놓아라.”


서산대사는 태연하고 점잖게 말했다. “지금은 기도 중이오. 오늘이 천일기도 마지막 날이니 조금만 참으면 기도가 끝납니다. 그러면 그 때 쌀밥을 한 솥해서 드릴테니 기다리시오.”


“야, 이 중놈아, 그게 무슨 소리냐. 우리는 배가 고파서 미칠 지경이다. 당장 밥을 내놓지 않으면 이 총으로 빡빡깎은 네 머리통을 관통시키고 말겠다.”


“기도가 조금만 있으면 끝나는데 여기서 기도를 중단할 수가 없소. 여기서 중단하면 천일기도가 헛수고가 되고 마오.”


“최후의 통첩이다. 기도를 계속하다가 이 총에 맞아 죽을 것이냐, 아니면 우리들에게 밥을 지어 바치겠느냐. 양자 택일을 하라.”


“대장부의 마음은 누구도 꺾을 수가 없다. 염불하다 죽으면 극락에 갈 것이니 그대들 마음대로 하시오.”


일곱 명의 포수들은 화가 잔뜩나서 한꺼번에 총을 쏘았다. 그 총소리가 얼마나 컸든지 한양에 있는 임금님 귀에까지 그 소리가 들렸다.


임금님은 낮잠을 자다 총소리에 깜짝 놀라서 일어났다. “이 소리가 무슨 소리냐?” 하고 물었으나 신하들은 서로 쳐다만 보고 아무도 말을 못했다. 이때 하늘에서 “그 소리는 묘향산에서 도를 닦고 있는 서산대사께서 도를 깨닫는 소리이니라”하는 거룩한 하늘님의 소리가 들려왔다.


총에 맞고 쓰러졌던 서산대사가 정신을 차려보니 포수들은 보이지 않고, 기도할 때와 똑같았다. 서산대사는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허벅지를 꼬집어보고, 얼굴의 뺨따귀도 때려보았다. 틀림없는 생시였다. 서산대사는 그제야 부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시험하셨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천일 동안이나 정신을 다른 곳에 팔지 않고 오직 부모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렸기 때문에 자신도 도통을 하였고, 부모님도 서산대사의 법력으로 극락으로 천도되었다.


3. 화석정 비화


임진왜란이 나자 백성들 몰래 서울을 버리고 평양으로 피난을 가던 못난 임금과 대신들이 화석정 부근의 임진나루에 도착하게 되었다.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에 있는 화석정은 율곡이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독서도 하고 제자들도 가르치던 곳이다. 날은 어두워지고 임진강을 건널 방법을 찾고 있는데 순간 화석정에 불이 붙어 임금 일행들은 그 불빛을 따라 임진강을 건널 수 있었는데 그 불은 율곡 선생의 유언에 따른 것이라 한다.


선생이 생전에 화석정을 기름걸레로 닦게 하고 모년 모월 모시에 화석정에 불을 붙이라는 유언을 남겼는데 바로 모년 모월 모시가 선조 임금이 임진강을 건넌 그 시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율곡이 임진왜란 전에 ‘십만양병설’을 건의하고, 화석정에 기름을 먹인 일들은 서산대사의 지시를 받아 사명대사가 전해준 말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 ‘한국사를 바꾼 여인들 신사임당’ 중에서


4. 무협지에도 나오는 서산대사

 

기영이 지난 10년 동안 수학했던 태을문은 조선 무학(武學)을 이끄는 두 기둥 가운데 하나였다. 휴정대사가 이끄는 묘향산의 불문무학이 빠름에서 강함을 찾고 악을 명왕의 힘으로 제압하여 궁극으로는 중생을 구한다는 제세(濟世)의 원리를 가진 반면, 지리산의 태을문은 구름이 하늘을 유유(悠悠)하듯 부드러움 속에 깃들인 힘마저 빼앗고 모든 것을 감싸안는 도가의 기품(氣品)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다.


기영의 기억으로는 휴정선사와 자신의 사부인 중관진인이 소싯적에 각력시합을 한다며 평안북도 강계에서 전라남도 해남까지 반나절 동안 달렸지만 무승부로 끝났다고 했다. - ‘파운검수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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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꽃 2010-05-06 오후 8:52:41 덧글삭제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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